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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오그라피 라는 책이 있었죠?
Category : My Happiness/우리 연구실 Date : 2008/11/11 02:33
2008/11/11 02:33 2008/11/11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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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오그라피' 바로가기


위와 같은 책이 있었다. 만들어 놓고도 그런 책이 있었냐고 질문도 들어보지 못한 그런 책이다. 경기도의 지지서라고 보면 되는데, 국토지리학회에서 용역을 수행한 책이다.

이 책의 원고 중 일부를 이용원 선생님 (이하 용원이 형 혹은 용형)과 내가 주축이 되어서 편집(?)하였고, 경기 북부 지역의 원고 함량 미달에 대해서는 당시의 '우리 국토'팀이 투입되었다.


오늘도 우연히 하드 디스크를 뒤적이다.... 평택에 관한 글이 있길래 한번 긁어붙여 본다. 용원이형과 나의 평택 답사에 따른 글이었는데.. 지금 보면 많이 모자라고 부끄럽다. 글의 시작과 마무리를 용원이형이 했기 땜시... (나는 항구, 산업, 경제 쪽을 썼다.) 용형에게 허락을 얻어야 하는 것이나.. 뭐 이미 출간도 되어 있고, 인터넷으로도 올라와 있으니... 편집되기 전 원문을 올리는 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용형과 내가 꿈꾸던 답사. 낭만적이고, 한가한 여행 같은 답사였다. 서해대교를 바라보며, 조개찜을 먹었던 생각이 아득거린다. 들고 있던 카메라 덕에 기자 취급 당하고(당시는 지금보다 SLR이 덜 흔했으므로...) 그 덕에 조개 하나라도 더 얻어 먹은듯 했다. 그리고 용형도 음식점에 오면 음식점 주인 아저씨 등과 이야기를 참 잘나눈다. 답사꾼의 기질이 있는 분이다. 팀 프로젝트를 하면서 절반정도는 답사를 같이 못했지만... 동두천에서의 인터뷰라던지, 말로만 들었던 5.18 인터뷰 등은 기억에 무척남는다.


각설하고.. 아래 내용은 경기지오그라피 중 평택 부분의 지지이야기이다. 이 글을 기준으로 편집을 했으므로, 원문과는 약간 차이가 발생할수도 있다. 궁금하신 분들은 바로가기를 클릭해 e-book을 보시라. 전국의 도서관 및 경기도내 초중고등학교 도서관에는 다 보급을 했다는데... 봤다는 사람은 울산에 계신 이태국 선생님 외에는 아직 소식을 못들었다. ㅎㅎ


참.. 당시 대추리 농성이 이슈였던 지라, 평택 대추리 이야기는 정말 적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정부 발주 프로젝트의 한계 때문에 그냥 막판에 얼버무린게 다다. 그런 글들을 보면 아쉽고, 무엇인가 큰 잘못을 한 것 같다.

나의 생각이 다 옳지는 않지만, 그 당시 진실로 믿고 있는 글들을 써내려가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얼마전에도 내키지 않은 원고를 살짝 건드린 적이 있다. 또, 길이길이 후회가 되겠군.




'경기지오그라피' 바로가기





봉황(鳳凰)이 춤추는 도시 - 평택



  들판의 바다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는 어딜 가나 땅과 하늘이 얼굴을 맞댄 곳을 보기 어렵다. 그러나 평택에 서면, 물론 야트막한 산이야 멀리 보이지만, 평평한 들판에서 뜨는 해며, 달을 바라볼 수 있다. 산이라고 불리는 것들은 그저 바다에 떠있는 섬처럼 점점이 흩어져 있어 평택은 그야말로 들판의 바다이다. 조선에 살던 우리의 조상들은 좌청룡 우백호를 중요하게 생각하여 산이 뒤에 머물고 들판이 남쪽으로 펼쳐져 산으로 둘러싸인 곳을 소위 ‘명당’ 이라 여겨 그런 곳에 고을을 발달 시켜왔다. 그러나 평택에는 조상들이 말하던 그런 명당자리는 찾기가 힘들다. 좌청룡은 서쪽 하늘로 승천했고, 우백호도 한남정맥을 따라 백두산으로 올라가고 없다. 숨을 곳이 없던 이 고장은 경기에서도 가장 작은 고을로 소외되어 있었고, 그저 쌀이나 생산하고 갯벌에서 조개나 캐면서 다른 고장을 배불려 주던 곳이었다.


  평택이 영글면 경기도가 굶지 않는다  하늘에서 평택을 내려다보면, 계절마다 그 빛이 다르다. 봄엔 연두빛으로 파릇하고, 여름엔 녹색으로 우거지며, 가을엔 황금색으로 기름지고, 겨울엔 황토 빛으로 물든다. 바로 이 고장의 절반 이상을 채우고 있는 논 때문이다. 전라도의 호남, 나주평야와 견줄 정도는 아니지만 평택평야는 기름진 경기미를 생산해 내고 있는 대표적인 곳이다. 옛적에 고산자 김정호가 전국을 다니면서 지도를 그리다 호남평야에 이르러 드넓은 땅을 보고, 또 그곳에서 나는 쌀이 조선을 먹이고 있음에 감사하여 절을 올렸다고 하는데, 경기도에서 가장 넓은 벌판인 이곳 평택을 둘러보았을 때는 반 절 쯤 하지 않았을까?

  평택은 좋은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다. 좋은 흙, 넓은 벌판, 넉넉한 물 그리고 햇볕 잘 드는 좋은 기후조건이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기름진 쌀과 시원한 배를 길러낸 것이다. 이렇게 탄생한 쌀은 경기도 일대 주민의 뒤주를 채워주는 역할을 해왔으며, 배는 한국인에게는 물론 세계로 수출되고 있는 한국의 대표과일이 되고 있다. ‘평택이 영글면 경기도가 굶지 않는다’ 하였으니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것이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단적으로 말해 주고 있다. 이렇듯 풍성한 고장이 되어왔기에 평택 농악도 신명을 낼 수 있었다. 크게 우리나라에는 다섯 개의 농악이 존재해 왔는데 전라좌도와 우도, 영남농악과 영동농악 그리고 경기농악이다. 그 경기농악의 중심지가 바로 평택이다. 농사와 농악이 따로 떨어진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닌 고로 왜 경기농악의 중심지가 평택인지를 바로 이 농악이 대신하여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2005년 10월에는 한국의 5대 전통농악패들이 모여 평택 땅에서 신명난 굿판을 벌이기도 하였고, 최근에는 주말마다 상설 농악공연이 열려 뭇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어 평택의 중요한 자랑거리가 되어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안성 옆에 평택, 천안 위에 평택  충청도와 경기도의 중간에 자리한 위치적인 특성 때문에 평택은 경기와 충청을 오가다가 경기도에 적(籍)을 두게 되었다. 충청과 경기의 점이지대라고나 할까. 그런 연고로 평택은 여러 가지로 손해를 보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삼남지방이라 불리는 충청 영남 호남 등의 지역에서 서울인 한양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있어 유명세를 탔던 안성이며 용인 그리고 지금은 평택이 되어버린 진위에 비해 평택은 왜소하기만 했다. 평택의 중앙을 흘러 서해로 빠지는 강도 각각 안성천, 진위천이며, 평택 앞바다의 이름도 아산만이고, 평택과 이웃하여 북쪽인 화성시와의 경계가 되는 물도 남양호이다. 평택의 위치를 물을 때, 늘 안성과 견주어져야 했고, 천안을 거론해야만 했었던 과거. 그러나 이젠 달라졌다.

  어느 곳으로 길이 지나는가에 따라 중심지가 달라지듯, 평택의 중심도 여러 차례 이동해왔다. 걸어서 이동하던 시대의 평택은 진위였다. 호남지방에서 한양으로 가는 길이 그리로 통했기 때문이다. 이곳에 향교가 자리한 것으로 봐도, 1900년에 개교하여 100년이 넘은 초등학교가 이곳 진위에 있는 것으로 봐도 금세 알 수 있다. 평택의 또 하나의 중심지는 팽성. 대동여지도에 보면 옛 평택은 바로 현재 팽성이 자리 잡은 곳이었다. 진위나 팽성이나 조선시대에는 지역행정의 중심지였던 것이다. 그러던 것이 경부선 철도가 진위와 팽성을  비껴나가면서 평택의 중심지는 평택역이 자리 잡은 현재의 평택으로 옮겨갔다. 비록 일제에 의한 역사이긴 하나, 길 따라 중심지도 옮겨져 오늘날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도보에서 철도와 고속도로로 변했듯이 이젠 바다가 평택에 손짓하고 있다. 평택의 무게 중심은, 항구가 들어설수록, 중국과 동남아시아와 세계와의 교역이 늘어날수록, 점차 서쪽으로 서쪽으로 옮겨 가게 될 것이다. 평택을 찾기 위해서 안성과 천안을 이야기 해야만 했던 과거가 역전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해가 지는 서쪽에서 꿈틀대기 시작하는 평택의 역동성 보통 붉은 해가 기운차게 솟아오르는 동해의 일출에서 역동성을 느낀다면, 붉은 해가 차분하게 가라앉는 서해의 일몰에서는 정적이고 차분한 느낌이 든다. 평택 역시 그렇게 따듯하고 편안한 해가 지는 고장이다. 하지만, 평택의 서해안에서 지는 해를 바라본다면 그 모양은 여느 서해안과 같이 정적이고 차분하지만은 않다. 해가 저무는 평택의 바닷가에서부터 역동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평택항! 국가 3대 국책 항만으로 지정되어 동북아 물류허브를 향하여 힘찬 도약을 내딛기 시작한 곳이다. 바다를 향한 허허벌판에는 지금도 굉음을 내는 대형 로울러가 땅을 다지고 있고, 트럭 수십 대는 일개미처럼 부지런히 흙과 모래를 실어 나르고 있다. 모래를 뿌리는 대형 크레인은 희망의 씨앗을 뿌리듯, 고운 모래를 흩뿌리고 있다. 조용했던 평택의 앞바다를 기회의 땅으로 만들어가는 평택항의 토지매립공사 지금도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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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의 희망, 평택항 1986년 LNG선박이 처음으로 입항하면서 본격적인 항구로 개항된 평택항은 곧이어 국제무역항으로 지정되어 성장하는 듯하였으나, 본격적인 개발이 이루어진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평택항의 위상과 규모는 서해와 서울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는 인천항의 보조항이나 지방에 설치되는 소규모 신항만 수준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 현실이었다. 하지만, 세계 경제 속에서 중국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환황해권의 경제․인구의 잠재력이 높게 평가되어 서해안 시대를 담당할 새로운 물류 허브가 필요한 시점에서 평택항의 개발은 더 이상 늦출 수가 없는 사업이 되었다. 인천이라는 수도권 중심항구가 여전히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미 포화상태에 다다른 물류 처리 능력과 배후단지 건설이 쉽지 않은 여건을 고려한다면, 21세기 동북아 시대에 걸맞는 선진 물류 처리 능력을 갖춘 '준비된 항구' 평택항 개발 사업은 늦은 감이 적지 않다.

 평택항을 동북아 물류 허브 거점으로 육성하려는 계획은 다가갈 수 없는 장밋빛 청사진이 아니다. 평택항의 비교우위를 조목조목 따져본다면, 크게 다음의 세 가지로 압축하여 이야기할 수 있다.

 첫째, 천혜의 항만이다. 아산만 깊숙한 곳에 위치한 평택항은 육지속의 바다로서 태풍이나 해일의 피해에 대하여 여타 항구에 비하여 안전성이 높고, 안개나 폭풍과 같은 선박 운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상현상도 서해안 지역의 경쟁항(인천항, 군산항)1) 보다 현저히 적은 편이다.

 둘째, 대내외적인 입지의 우수성이다. 평택항은 안으로는 수도권의 우수한 산업 인프라와 인적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지리적 위치이며, 바깥으로는 최대 무역대상국으로 급부상한 중국 동해안의 주요 항구들과 최단거리2)에 위치해있다. 경기도의 관문역할을 하는 수도권 중심항만으로서 서울, 수원, 성남 등의 수도권 주요도시와 충청지역의 주요도시인 청주, 대전 등의 대도시가 모두 80Km 내외에 위치하고 있어서 그 어느 항구보다 높은 접근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내륙에만 한정된 이야기는 아니다. 대외적으로도 중국의 항만뿐 아니라, 2004년 기준으로 세계 10개 항만 중 6위까지 포진한 동아시아 6개 지역항3)과도 최단거리에 위치해 수출․입 물류비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 요건을 갖추고 있다.

 셋째, 내륙 교통과의 연계체계가 우수하다. 평택항은 서해 바다를 끼고 있는 국토의 서단부이지만, 이는 지리좌표상의 이야기일 뿐이다. 2001년에 완전 개통된 서해안 고속도로는 평택항의 대동맥 역할을 하며, 평택의 동쪽 안성을 지나 음성까지 연결되는 '평택-음성간 고속도로'는 우리나라 육상교통의 대동맥 경부고속도로와 이미 연결되었고, 곧 중부고속도로와 연결하기 위하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따라서 국토의 서쪽 끝부분중 하나인 평택에서 서해안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에 쉽게 전급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작은 지방도가 거미줄처럼 평택의 넓고 평평한 땅을 가로지르고 있다. 평택을 일컬어 '사통팔달'하다고 말하기에 모자란 감이 있다면, 철도 교통을 살펴보아도 역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경부선이 머물렀다 가고, KTX가 지나고, 곧 KTX역사가 들어서기 위한 물밑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또, 평택항 물류지원을 위해 별도로 평택항 산업철도 부설도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더군다나 지금은 서울 어디에서나 전철을 타고 평택을 오갈 수 있어서, 평택은 더 이상 자가 운전을 해서 가야한다거나, 고속버스를 타고 가야하는 곳이 아닌 수도권 실질적인 생활의 공간으로 편입이 되었다. 즉, 평택의· 서쪽은 세계를 향해 열려있고, 평택의 내륙은 대한민국을 사통팔달으로 연결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새롭게 힘찬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평택항은 아직 미흡한 점도 적지 않다. 항구와 관련된 항만 인프라의 효율적인 구축이 필요하고, 약 470여만평 규모로 조성될 배후단지를 활용한 종합물류기지가 형성되어 평택항의 부가가치를 더욱 높여주어야 한다. 또한, 수도권의 관문항 역할을 하고 있는 인천항과의 경쟁에서도 차별화된 전략을 구축하여야 항만을 효율적으로 운영해나가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그리고 현재, 거론되고 있는 경제자유구역 지정과 같은 문제도 적절한 투자재원을 확충하여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더욱 정성을 쏟아야 할 것이다.

 최근, 평택항을 두고 불거진 문제 중 하나는 평택항의 호칭이다. 1986년 개항이래 줄곧 ‘평택항’이라는 말을 사용하여왔으나, 현재 단계별로 건설되고 있는 평택항은 당진군의 수면 일부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평택항의 호칭을 둘러싸고 이웃 도시인 당진군과의 지역갈등이 발생되었다. 최근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평택항의 정식명칭은 ‘평택・당진항’으로 결정이 되었다. 7여 년간에 걸친 지역분쟁의 끝에 다다른 결론이고, 그동안 평택항의 성장을 위해 혼신을 다했던 평택시민과 관계자측면에서는 제 살이 떨어져 나가는 아픔에 비유될 만한 일이지만, 동북아 물류 허브 거점도시로 도약을 위한 한걸음의 후퇴라 여기며, 경기도와 충청도가 대승적인 차원에서 상생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지혜로움으로 그 동안의 갈등을 희망으로 승화시켜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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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항에서 불어오는 산업구조 변화의 바람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쌀을 재배하고 있는 평택의 전통적인 중심산업은 뭐니뭐니 해도 벼농사를 중심으로한 농업이다. 여전히, 평택의 농업인들이 양질의 쌀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새로운 평택쌀의 브랜드를 창출하여 경쟁력을 강화시키려는 현대적인 상업농업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리다 고개를 돌려 평택항을 바라본다면, 평택은 대규모 신항만을 중심으로 동북아의 중심에 우뚝 설 물류도시를 꿈꾸고 있다는 사실을 금방 눈치 챌 수 있다. 컨테이너 화물을 처리할 대형 하역작업용 크레인이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고, 수출을 기다리고 있는 자동차 전용 수출단지의 신차들은 가지런히 정렬된 모습으로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메카라 할 수 있는 울산항의 경관을 연출해낸다.

 평택이 갖추고 있는 사통팔달의 내륙연계망과 항구의 시너지 효과가 작용한 대표적인 사례는 평택항의 ‘자동차 전용 수출단지’이다. 2001년 첫 자동차 수출을 한 짧은 역사를 뒤로하고, 2004년 한해 동안만 약 77만대의 차량을 전세계를 상대로 선적하였다. 전통적인 자동차 수출항인 울산항의 수출 차량대수가 약 80만대라고 본다면, 시작 4년만에 규모의 격차를 따라잡은 것이다. 그렇다면, 평택항에서 수출되는 77만여대의 차량은 어디서 왔을까? 평택 자체가 77만대 이상의 수출 차량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자동차 산업이 발달한 도시일까? 아니다. 평택이 품고 있는 자동차 공장은 평택항 인근의 쌍용자동차 외에는 없다. 평택의 쌍용자동차 뿐 아니라, 북쪽으로 이웃한 화성시의 기아자동차, 남쪽으로 접하고 있는 충남 아산의 현대자동차 등에서 생산된 수출 차량의 전초기지 역할을 평택항이 하고 있는 것이다. 한때, 정체성이 모호하여, 그 위치를 논하기 위하여 안성과 천안을 들먹였던 평택은 이제 지나치는 땅이 아니라 최종 목적지의 땅으로 변화하고 있다. 지나가는 도시에서 찾아가는 도시로의 위상 변화는 평택항이 개선한 대표적인 지역의 이미지이다.


주변지역의 반란 - IT산업에서 결실을 거두다. 평택 지역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 중 하나가 ‘주변지역’이여서 평택이 서러웠다면, 평택은 이제 역으로 ‘접근성이 높은 주변지역’으로 주변지역의 장점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작은 자동차 공장 하나를 품고 있지만, 여타의 다른 항구를 제치고 자동차 수출의 핵심 지역으로 급부상하게 된 일이 대표적이나, 평택이 주도한 주변지역의 반란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평택의 부지런한 농부들이 가을에 농사의 결실을 거두듯이, 경기도청의 투자진흥과 및 평택시 관계자들의 결실도 이곳 평택 벌판에서 영글어 가고 있다. 그들의 수확품목은 다름 아닌 외국의 첨단기술 업체의 직접투자이다. 지금 평택의 현곡 산업단지에 가면, 약간은 낯선 공단환경이 펼쳐진다. 하얀색 계통으로 새로 지은 깔끔한 느낌의 산업단지이기 때문이다. 간판을 둘러보아도 낯선 이름뿐이다. 알박(ULVAC), 호야(HOYA) 등 쉽사리 간판만을 보아서는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쉽게 알아차리기가 어렵다.

 하지만, 위 회사들을 비롯한 현곡 산업 단지에 입주한 업체들은 반도체와 LCD분야에서 핵심부품을 공급하는 세계적인 업체들이다. 평택에는 우리가 이름을 들어 알만한 반도체 공장도 LCD공장도 없는 곳인데, 그들이 평택으로 온 까닭은 무엇일까?

 바로, 평택의 ‘접근성 높은 주변지역’의 정체성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입지한 기업들이다. 평택에는 큰 공장이 없다. 하지만 평택에서 접근 가능한 큰 공장들은 많다. 특히, 수도권 일대에서 발달한 첨단산업을 공략하기 위한 산업이라면 충분히 평택은 기회의 땅이 되어줄 수 있다.

 세계적인 반도체 회사인 삼성전자의 반도체 클러스터가 기흥에 위치하고 있다. 평택에서는 30분 거리이다. 삼성전자가 LG-필립스의 파주 LCD 산업단지에 맞서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벌이고 있는 탕정 클러스터 역시 평택에서 30분이면 닺을 수 있는 곳이다. 경기 북부에 LCD핵심 클러스터로 성장하고 있는 LG-필립스 LCD 단지 역시 서해안 고속도로를 통하면 1시간 반 거리에 위치하여 있고, 이천의 하이닉스 반도체와도 한 시간 가량이면 접근이 가능하다. 반도체와 LCD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제품 점유율이 가장 높은 대한민국의 핵심 동력 산업이다. 반도체와 LCD부품 산업을 하는 회사라면, 그들의 제일 큰 고객이 있는  한국에 자리를 잡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물류비를 절약하고, 세제 혜택의 이익을  기대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고민 끝에 다다른 최종 입지의 선택은 평택이었다. 수도권 주변에 형성된 반도체-LCD 첨단 산업 클러스터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평택은 그들에게 약속된 땅이나 다름이 없었다.

 2005년 말 현재, 외국기업전용단지인 현곡산업단지 22만평을 비롯하여 포승국가산업단지, 어연ㆍ한산산업단지, 추팔산업단지 등 4개 단지 총 36만평에 미국ㆍ일본ㆍ독일 등 10개국 63개 기업이 공장을 가동 중이거나 입주가 확정돼 공장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경기도의 주변지역으로 첨단산업에서 소외되어 있던 평택은 쟁쟁한 첨단산업 클러스터의 틈 속에서 살아남는 법을 터득하였다. 동북아의 관문인 평택항과 우수한 내륙 교통 연계 등의 장점을 고려하여 본다면, 그들의 발전 잠재 가능성은 이제야 용트림을 치기 시작한 것이다. 평택에 의한 주변지역의 반란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어, 그들이 가진 풍요로운 들판의 나락들처럼 21세기 평택을 풍요롭게 하였으면 하는 바램을 꿈꾸어 본다.


싸움의 벌판, 이젠 평화의 도시로  평택에는 두 곳에 미군부대가 자리 잡고 있다. 송탄과 팽성 두 곳이다. 그런데 최근 서울과 동두천에 주둔하던 미군부대도 이곳으로 이전하기로 하였으며, 추가로 농경지를 매입하여 군부대로 바꾼다고 한다. 우리 군인도 그 수를 줄여 나간다 하고 주한미군도 감축한다는 계획이 발표되는데 유독 이곳만 군사 및 군사 시설이 증가하는 셈이다. 군인들이 보기에도 이곳이 매우 중요한 곳인가 보다. 임진왜란 때 왜군을 물리친 싸움 중에 하나가 바로 이곳의 소사전투였고, 청일전쟁 때도 이곳은 양쪽 군대의 치열한 접전의 장소였다. 아직도 몰왜보(沒倭洑:왜군이 몰살당한 보)와 청망평(淸亡坪:청군이 망한 들판)이란 지명이 전해져 당시의 상황을 말해 주고 있다. 그리고 한국전쟁이후로는 주한미군의 공군이 이곳에 자리 잡아 터를 넓히고 있어 이곳이 이미 전략적으로 중요한 곳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다행이도 이곳에 국제 평화의 도시를 세운다고 한다. 이 땅이 생긴 이후로 이 땅에 살던 사람들의 젖줄이 되던 생산의 땅이 인간의 욕심과 탐욕으로 인하여 파괴의 땅으로 바뀌었던 곳. 이제 전쟁 연습을 그치고, 파괴를 위한 칼과 총을 생산을 위한 낫과 보습으로 바꾸고, 활주로와 사격장에 배나무 심고 그 그늘에 쉬며 땅이 주는 생명을 노래하는 그런 도시를 건설하는 것은 어떨까.

  평택의 북단에서 너른 들판을 바라보는 곳에 자리 잡은 무봉산(舞鳳山). 누가 이 야트막한 산을 봉황이 춤을 추는 산이라 이름 했을까? 성인이 다스리는 때에만 나타난다는 전설의 새가 춤을 추는 곳이 왜 하필 이곳이어야 했을까? 명당자리 하나 없는 이곳이 어쩌면 봉황이 춤을 출 만큼 아름다움이 감춰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 먼 훗날에 이곳 평택이 평화의 도시가 되어 한국의 아니 아시아와 세계의 봉황이 되어 날아오를 것을 예견이라도 한 것처럼.



1) 평택항의 안개발생 (연간)26.3일 : 인천 47.8일, 군산 44일, 평택항의 폭풍일수 (연간)6.8일 : 인천 6.5일, 군산 26.1일

2) 평택항에서 중국 주요항구와의 운송거리 : 대련 537㎞, 청도 630㎞, 천진 870㎞, 영성 389㎞

3) 동아시아 주요 6대 항구 : 홍콩, 싱가포르, 상하이, 선전, 부산, 가오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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