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맛골을 후배녀석들과 다녀왔습니다.
토요일 저녁 회의를 마치고 지하철에서 헤어진 후배 녀석(Geotasoo)이 급 흥분해서
다큐멘터리 3일 '사라져 가는 골목길의 추억'을 보고 있느냐고 하더군요. 그냥 쉬면서 컴퓨터 노닥거린다 하니...
버럭! 버럭! 흥분하면서 얼른 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사라질 그 피맛길에 인사를 하고 와야하지 않겠냐고 하더군요. 각자 나름대로 추억이 많을 수 밖에 없는 공간, 피맛골.
얼른 네이트온으로 회의를 했습니다.
예전에 Geotasoo가 만든 형식의 '걷는 풍경'의 대상지로 피맛골을 선정하고 어떻게 이 곳을 찍어야 할가 고민을 했습니다. 장비는 어떻게 챙겨야하나? 자료는 어떻게 준비하나? 등등등. 네이트온은 길어지고 이리저리 수소문을 해봅니다.
네이트온으로 대화하는데, 둘 다 똑같은 생각을 합니다. 일단 먼저 사라지게 될 '재개발 지역'은 어디인가 하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검색으로 금방 찾아냅니다.
청진동 일대가 다 재개발 대상지로 들어갔더군요.
- 20년도 더 넘게 차이가 나는 대학 선배가 끌고 가서 막걸리 사주던 '열차집'도 사라지고요.
- 그 옆에서 생선냄새 풀풀 풍기던 집도 사라지게 되고요.
- 오늘에서야 들렀지만, 참새구이 안주가 나오는 '참새집'도 사라집니다.
- 개인적으로 자주 가던 '엉클 조'라는 독일식 맥주집과 수제 소세지집도 사라지고...
- 종로통에서 제일로 좋아하는 맥주집 '옥토버페스트'도 재개발 권역으로 묻혀집니다.
- 지리인이면 누구나 가봤을 '중앙지도사'도 이사를 가겠더라고요.
아... 어찌 이 장소 곳곳에 추억이 아니 깃들었겠습니까~!
다시 둘다 똑같이 다음 지도 검색을 통해 코스를 설계해봅니다. 어디로 어떻게 가야하며 동선은 어떻게 해야하나~! 등등... 결론은 그냥
직선거리로치고나가기로 합의를 하고, 다음 날 작전회의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일요일 야구도 포기하고 우리는 모였습니다.
역전의 용사는 저와 Geotasoo, 05학번 학교 후배 준영이, 06학번 은선이, 그리고 등산을 다녀오자 마자 합류한 00학번 지혜. 이렇게 5명이서 피맛길을 돌아다녔습니다.
Urban Earth(영국의 지리 블로그 중 위와 같은 형식의 UCC 명칭)에서는 8걸음을 걷고 나서 한 컷씩 찍었는데, 우리는 이번에는 그냥 10걸음에 한 컷 씩의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사실, 어제 급 흥분만 했지, 카메라 배터리는 충전을 하나도 안해뒀고, 혹 용량이 모자라면 안되니, 포토OTG도 챙겼는데, 배터리가 아예 없더군요. 아... 그래서 최소한의 컷으로 작업해야겠다 싶어서 10걸음에 1컷씩 사진을 찍기로 했습니다. 사실 그렇지 않았다면, 피맛길을 지키기 위한 삼보일컷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아직 우리끼리 사진을 다 모으지도 않았는데... 오늘 다녀 온 곳을 너무나 '재현'해보고픈 맘에... 급한대로 허접 무비메이커를 돌려, 피맛길을 옮겨보았습니다. 사실, GPS도 가져갔었고, Geotasoo는 그 좋아하던 야구도 보지 않은 채, 국립도서관에 들러 피맛길에 관한 자료를 한다발 복사해서 왔습니다. 소름 돋을 만한 피맛길의 시도 옮겨 보고 드려보고 싶습니다.
단성사 뒤쪽부터 사진을 찍기 시작합니다. 중간중간에 방향 전환 태그도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광각 렌즈가 달린 카메라로 릴리즈를 연결한 채 피맛길 바닥에 카메라를 대고 약 20~30도 정도의 상향각을 유지한 채,
사진을 찍었습니다. 인사동을 지나서는 그냥 서서 상향으로 찍기 시작했고요. Geotasoo는 눈높이에서 사진을 찍었고요. 서브 카메라 한대는 인상적인 간판과 표지물 등등을 찍었고,
다른 보조 카메라 하나는 우리의 작업 모습을 찍었습니다.
정리되는 대로 곧 더 가다듬어진 작품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피맛골의 추억을 텍스트로라도 많이 남기고 싶거든요!
Trackback URL : http://www.happygeo.com/trackback/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