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Geo_Me2day님의 2009년 7월 3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 2009년 7월 8일의 지리 관련 자료의 링크 (0) | 2009/07/08 |
|---|---|
| 2009년 7월 4일의 지리 관련 자료의 링크 (0) | 2009/07/05 |
| 2009년 7월 3일의 지리 관련 자료의 링크 (0) | 2009/07/03 |
| 2009년 6월 24일의 지리 관련 자료의 링크 (0) | 2009/06/25 |
| 2009년 6월 18일의 지리 관련 자료의 링크 (0) | 2009/06/18 |
| 2009년 6월 12일의 지리 관련 자료의 링크 (0) | 2009/06/17 |
Tag : TED, 그린비, 기후변화, 김미루, 남미, 뉴욕, 도시공간, 라틴, 명칭, 민주주의, 법, 앨고어, 장소마케팅, 재개발, 중남미, 지역, 환경문제, 전세계
지리과교육_남미답사를통한지역지리수업(08.08.01)_압축.ppt08년 여름 교원대에서 진행한 내용입니다.
지리과심화연수(08.10.21_여의도고).ppt여의도고에서 최근에 진행했던 내용입니다. 내용은 위 파일과 99% 같지만.. 앞부분 기출 문제 등이 보강되어 있습니다.
| [논문 발제문] 기후변화가 농업생태에 미치는 영향 (0) | 2008/11/08 |
|---|---|
| 지리과교육 - 남미 슬라이드 (2) | 2008/08/01 |
| 서로 다른 문화의 뿌리, 커피와 와인이 남미에서 꽃을 피우다. (2) | 2008/07/14 |
| 커피와 와인에 대한 짧은 단상 (0) | 2008/07/14 |
| 지리 선생님들! 촛불 답사를 떠나다. (0) | 2008/07/06 |
Tag : ppt, 교원대, 남미, 슬라이드, 지리과교육
'지리교사들 남미와 만나다'라는 책이 있습니다. 함께 남미 답사를 다녀온 선생님들이 만든 책입니다. 저는 공저에 이름이 올라가 있지만, 사실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 입장이지요. 지금도 이것 저것을 배우기에만도 벅찹니다.
▲ '지리교사들 남미와 만나다' 지평, 푸른길, 2005.11
우 리 지평 선생님들이 답사를 다녀온 몇 개월동안 다시 남미에 관한 글쓰기와 원고 검토를 통해 나온 책이 '지리교사들 남미와 만나다'입니다. 그때, 제가 원고를 썼지만, 들어가기 애매하고, 또한 모자라는 필력때문에 싣지 못한 글이 있는데, 그 글을 블로그에 옮겨볼까 합니다.
이 글의 시간적 배경은 남미 답사를 시작하였던 2005년 1월 7일의 인천-L.A 구간의 대한항공 기내입니다.
1부 - 커피와 와인에 대한 짧은 단상
2부 - 서로 다른 문화의 뿌리, 커피와 와인이 남미에서 꽃을 피우다.
어 렸을 때 기억을 기준으로 삼자면, 그 쓰디쓴 커피를 하루에 한잔은 마신다. 그 씁쓸한 첫맛은 잊을 수 없지만, 그 달콤한 향기에 익숙해진지는 이미 오래다. 남아메리카 답사를 떠나면서, 부모님께 좋은 선물은 못 사와도 맛있고 향기로운 커피 한 봉지는 들고 오겠노라고 인사를 건네고 비행기에 올랐다. 그리고 남미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브라질에 갔고, 꼭 보고 싶었던 커피 농장을 찾아 상파울로 인근의 커피농장을 찾았다. 그리고 내 눈앞에 줄지어져 펼쳐진 짙은 녹색의 커피나무를 보았고, 내 발 아래서 커피나무를 품고 있는 붉은 테라록사 토양을 만지면서 내가 마시는 커피의 오늘날 고향은 이곳 브라질이구나 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내 가 지구반대편 한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이곳 남미에 도착했듯이, 이 커피나무도 저 먼 곳에서 왔음은 분명하다. 이 커피나무는 그 에티오피아에서 어떻게 흘러들어왔을까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한지는 이미 오래전이다. 간단히 말하면, 에티오피아의 야생커피가 북부아프리카나 중동지역으로 퍼져갔고, 동서 교류를 통해 유럽으로 흘러들어갔다. 그리고 남미가 유럽 제국주의 팽창의 희생양이 되면서 유럽인을 위한 상업적 커피재배가 이루어진 것이다. 결국, 남미의 상징 아이콘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는 커피는 결국 유럽인들의 문화와 자본이 남긴 하나의 흔적이다. 유럽인들의 종교, 기독교가 남미에 퍼져있는 것과 같이 그들이 가져온 이 커피는 남미 사람들에게 어떤 유럽의 문화를 가져다주었을지 내 눈으로 살펴보려 애를 쓴다.
나의 짧은 경험으로 유럽의 커피라는 주제를 떠올려 보았다. 자세히는 몰라도, 일상적으로 커피숍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는 메뉴 중에 비엔나커피(Wien coffee)가 있다. 이를 보면, 유럽 사람들 중에서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커피를 꽤나 좋아했던 사람들인 것 같다. 오늘날 커피는 전 세계인이 찾는 가장 일반적인 음료가 되었지만, 커피 문화가 발달한 유럽의 많은 나라 중에 유독 오스트리아의 수도인 비엔나에서 즐기던 커피가 전 세계 사람에게 소개된 연유는 무엇일까? 비엔나는 브라질만큼 커피를 많이 생산하는 나라일까? 커피와 브라질의 오늘날의 역사를 알아가는 한 방법으로 커피와 비엔나를 살펴보지 않을 수가 없다.
대학을 다닐 때, 배낭여행을 하고 온 몇몇 친구들이 들려주던 ‘비엔나커피’이야기를 들어보면 ‘비엔나엔 비엔나커피가 없다’라는 것이다. 농담삼아 이태리엔 이태리 타올이 없는 것과 같다는 이유를 친절하게도 같이 해준다. 그리고 어떤 친구들은 비엔나에서 비엔나커피를 마셔봤다고 당당하게 이야기 한다. 거리의 악사가 들려주는 바이올린 연주와 함께 한 비엔나 커피 맛이 일품이었다는 말을 보태어 자기 이야기가 믿으라는 그 말이 기억난다. 남미에 가기 전 내가 하루 한잔 이상씩 마시는 커피에 대한 공부를 하고 나니, 그 상반된 이야기의 해답을 어느 정도 찾을 수 있었다. 알고 보니 비엔나커피는 비엔나에서 만들어지고 유행한 약 30여종의 커피를 총칭하는 것이었다. 보통 우리가 비엔나커피라고 하는 크림이 들어간 커피는 아인 슈페너라고 불리는 것이고, 비엔나(오스트리아의 빈)에서 보다 비엔나 밖에서 비엔나커피가 더 유명해지자, 관광객을 위한 비엔나커피라는 메뉴를 준비하는 커피 하우스가 생겼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론이다.
이 처럼 유럽 커피의 대표명사라 할 수 있는 비엔나커피는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Wien)에서 유행한 커피를 말한다. 유럽의 다른 곳보다 이 곳이 커피로 유명하게 된 이유는 역시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 약 300여 년 전 오스만제국이 오스트리아와 전쟁을 벌였고, 이 전쟁은 또 하나의 종교전쟁과 같은 성격을 띠었다. 즉, 오스트리아의 기독교 문명과 오스만제국의 이슬람 문명이 충돌한 것이다. 결과는 오스트리아가 오스만제국의 침략을 막아낸 것으로 일단락 된다. 그런데, 오스만 제국의 전사들이 전쟁 중 가지고 온 여러 전쟁 물자 중 하나인 다량의 커피를 오스트리아 빈에 남겨두고 돌아가게 된다. 남겨진 커피콩을 이용해 커피 판매가 이루어지면서 오스트리아는 유럽 커피의 대명사가 된다. 즉, 오스만제국, 이슬람 문명에서 건너 온 것이 커피인 것이다.
현 대의 거대 자본과 대표적인 기호식품인 커피의 결합이라 할 수 있는 스타벅스라던지, 네슬레와 같은 기업을 떠올리면, 커피에는 너무나도 서구적인 향기가 짙다. 그러나 커피의 맛과 문화의 고향은 유럽이 아닌 이슬람이다. 중동 지역의 커피 관목을 모태로 커피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었고, 이 커피 문화를 추구해 온 곳도 이슬람이었다. 흔히들 유럽문명을 대표하는 하나의 상품이 커피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는 서양의 근대사를 보면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커피 문화의 뿌리는 이슬람 문명이었다. 기독교 문명으로 대표되는 유럽은 이슬람의 문화를 받아들인 것이다.
▲ 대표적인 커피의 생산지
Geographics of The Coffee Plant

▲ 대표적인 와인 생산지
가 만히 보면 커피가 생산되는 세계 곳곳을 살펴봐도 유럽에서는 커피가 재배되지 않는다. 유럽인들은 역사 속에서 커피라는 문화를 무역과 교류를 통해 만났고, 그 커피의 맛과 향기, 효과 등에 열광하였다. 하지만, 결코 커피가 가지고 있는 그 문화의 근원은 유럽인들의 자생적인 문화가 아닌 것이다. 오히려 유럽을 대표할 수 있는 다른 음료를 떠올리라면 거의 첫 번째로 꼽을 수 있는 것이 지중해 일대에서 재배되는 포도를 원료로 하는 와인일 것이다.
과거 그리스와 로마는 포도주의 신 바쿠스를 숭배하기도 하였고, 로마제국은 그들의 영토를 확장하고 그 곳에 포도 재배를 장려하였다. 로마제국 이후에는 교회가 종교의식에 와인을 사용하면서 유럽의 문화는 포도주와 함께 성장하였다.
지 도에도 나타나듯이 유럽 문화의 손길이 닿은 곳에는 포도밭이 생기고 와인을 생산하게 되었다. 이 지구반대편의 칠레 역시 유럽인들의 손길이 닿아 포도밭이 조성되고 와인이 생산되었다. 정복자들과 함께 들어온 선교사들은 남미에서도 역시 와인을 이용할 수 있기를 바랬을 것이다. 그 옛날 로마 처럼 유럽인들의 영토가 확장되고, 그들의 종교를 정착시키는 과정에서 포도밭은 부수적으로 확대되었다.
이처럼 기독교 문화와 함께 성장한 것이 와인이다. 그런데 이 즈음에서 와인과 커피의 특성을 비교해 보기 위해 와인을 좀 더 일반화 해보면, 와인은 술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기독교 문명과 형제 문명이지만, 현재의 모습으로는 원수처럼 지내는 이슬람 문명은 술을 못마시게 하고 있다. 서로 다른 두 문화의 명확한 특성을 와인하나로 표현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와인의 허용과 와인의 금지는 기독교 문화와 이슬람 문화의 두드러지는 차이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즉 와인을 통해 감성적으로 풍부해진기독교 문명은 문화와 예술을 발달이 부각되었고, 엄격한 율법에 따라 와인을 금지시키고 냉철하면서도 정열적이고 침착한 생활문화를 가지고 있는 이슬람 문명은 자연과학을 발달시켰다. 서로 다른 음료를 마셔온 서로 다른 문명은 서로 다른 특색을 가지고 있었다.
이슬람 문화에서는 유럽 문화가 동경하는 바쿠스에 대해 다분히 안티 바쿠스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들이 마셨던 음료는 무엇일까? 이곳 남미에서는 그 해답이 바로 풀린다. 바로, 커피다. 기독교의 문화와 그 명맥을 같이 해온 와인이 있다면, 이러한 기독교 문명에 반한 이슬람의 와인 커피가 있었던 것이다. 커피의 별칭이 이슬람의 와인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들은 두뇌 활동을 자극하고 각성할 수 있는 커피를 신봉하여 마셨다. 우상 숭배를 하지 않고 지나친 이성의 활동을 강조한 그들이 유럽의 기독교 문화에 비해 음악과 미술과 같은 예술 부분의 발달이 두드러지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슬람의 자연과학이 유럽의 근대문명 발달에 지대한 공헌을 한 사실은 누구나 다 인정하는 사실이다. 이슬람의 커피가 유럽에 흘러들어가서는 폭발적인 커피 혁명인 두되 혁명이 일어난 후, 유럽의 과학이 급속히 발달하였다는 주장이 있을 정도이다.
참 으로 신기한 일이다. 이 곳 남미에서 시간을 약 500년만 뒤로 돌려놓아도 커피와 와인은 있지도 않았던 상품들이다. 구대륙에서 전혀 다른 특성을 지닌 서로 경쟁관계에 있던 두 음료인 커피와 와인이 이곳 남미에서 어우러져있다. 기독교 문화의 대표주자 와인과 이슬람의 대표 음료 커피는 그들의 인종이 자연스레 뒤썩여 살고 있듯이, 이 곳 남미에서 자연스레 썩여있다. 남미의 문화를 떠올리면서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유럽문화와 자생문화의 혼합이라는 하이브리드 문화였다. 하지만, 커피 한잔과 와인 한 모금에서는 이 세상의 거대한 두 문화의 만남을 찾아볼 수 있으니 과연 남미는 하이브리드 문화의 원류지역이다.
남미를 향하던 그 비행기 안에서 내 몸 속을 커피와 와인으로 뒤썩어버린 나는 남미 답사의 바른 자세를 가졌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 [논문 발제문] 기후변화가 농업생태에 미치는 영향 (0) | 2008/11/08 |
|---|---|
| 지리과교육 - 남미 슬라이드 (2) | 2008/08/01 |
| 서로 다른 문화의 뿌리, 커피와 와인이 남미에서 꽃을 피우다. (2) | 2008/07/14 |
| 커피와 와인에 대한 짧은 단상 (0) | 2008/07/14 |
| 지리 선생님들! 촛불 답사를 떠나다. (0) | 2008/07/06 |
Tag : 기독교, 남미, 답사, 비엔나 커피, 와인, 이슬람, 커피
'지리교사들 남미와 만나다'라는 책이 있습니다. 함께 남미 답사를 다녀온 선생님들이 만든 책입니다. 저는 공저에 이름이 올라가 있지만, 사실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 입장이지요. 지금도 이것 저것을 배우기에만도 벅찹니다.
▲ '지리교사들 남미와 만나다' 지평, 푸른길, 2005.11
우 리 지평 선생님들이 답사를 다녀온 몇 개월동안 다시 남미에 관한 글쓰기와 원고 검토를 통해 나온 책이 '지리교사들 남미와 만나다'입니다. 그때, 제가 원고를 썼지만, 들어가기 애매하고, 또한 모자라는 필력때문에 싣지 못한 글이 있는데, 그 글을 블로그에 옮겨볼까 합니다.
이 글의 시간적 배경은 남미 답사를 시작하였던 2005년 1월 7일의 인천-L.A 구간의 대한항공 기내입니다.
1부 - 커피와 와인에 대한 짧은 단상
2부 - 서로 다른 문화의 뿌리, 커피와 와인이 남미에서 꽃을 피우다.
25 일 일정의 남미 답사를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는 남미에서 만나게 될 낯선 문화와 사람들, 경관에 대한 기대가 벅차다. 나름대로 준비해온 자료집과 책들을 꺼내어 읽는다. 미국까지 가는 11시간(?)의 비행 속에서 가만히 앉아 책을 보다 졸다를 반복한다. 그러면서 내가 반복하는 한 가지가 더 있었다. 시간에 따라 주어지는 기내식을 꼬박꼬박 맛나게 챙겨먹으면서 스튜어디어스에게 연신 커피를 달라 와인을 달라 졸라댔던 것이다. 워낙 친절하게 음료를 준다니까 마지못해 마시는 것이 반반이었을까?
장거리 비행기 여행 속에서 책을 꺼내 읽으면서는 커피를 달라고 한다. 책을 보는 것과 커피를 마시는 일은 어울리는 일이다. 커피 안에 있는 카페인이 뇌의 이성적인 활동을 돕고, 충분한 각성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책 읽기가 지치면 잠깐의 잠을 청하거나, 남미에 대한 자유로운 상상을 위해서는 와인을 한잔씩 달라고 한다. 뇌의 이성적 활동 도우미가 커피이고 뇌의 감성적 활동의 도우미가 와인이 된 셈이다.
비행기가 한참을 날아가고 커피와 와인을 각각 두세번이나 마신 후, 와인잔을 빙그르르 돌리며 여러 가지 생각에 잠긴다. 지금 마신 커피와 와인이 풍부한 곳, 커피의 고향이라 할 수 있는 브라질과 한국 와인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칠레를 생각하며, 남미에 가면 이 커피와 와인에 흠뻑 취해있겠구나 하는 기대감에 설레었다.
어두컴컴한 비행기속에서 어렸을 때의 기억이 난다. 그 기억 중 하나는 엄마와 함께 은행에 가서, 은행 구석에 있는 자판기에서 코코아를 뽑아 달라고 졸라대던 내 모습이다. 달콤하고 향기로운 코코아 한잔은 내가 엄마 손을 잡고 은행에 가는 가장 큰 이유였다. 유년시절의 그 어느 날도 엄마와 함께 은행에 갔고, 코코아를 뽑아 먹기 위해 동전 하나를 받았다. 그리고 자판기 앞으로 달려가서 동전 하나를 넣고, 버튼을 꾹 눌렀다. ‘아차!’ 코코아를 누른다는 것이 블랙커피로 잘못 누른 것이다. 내 손에 쥐어진 동전 하나와 따듯하고 달콤한 코코아가 부른 설레임에 의한 실수였다. 몇 초 후에 내 손에 쥐어진 것은 검은 색깔의 향기가 좋은 ‘블랙커피’였다. 집에서는 늘 ‘커피를 마시면 몸에 안 좋아. 그리고 머리가 나빠져.’라며 어른들만 마신다는 음료, 커피가 내 손에 쥐어졌다. 호기심 반, 기대 반에 뜨거운 김이 나는 커피를 한 모금 마셔본다. 집에서 부모님이 마시는 커피의 은은한 향의 기억이 감돈다. 그런데, 맛은 완전한 실망이었다. 쓰디쓴 그 맛은 엄마가 억지로 먹이는 한약보다도 더 씁쓸했기 때문이다. 세상에 왜 이리 쓴 음료를 어른들은 맛있다고 마시는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한 모금 맛본 블랙커피를 들고 엄마에게 들고 가 건네주니 엄마도 블랙커피는 싫다고 하시며 손사래를 저으신다. 블랙커피가 무엇인지도 몰랐던 그 어린 시절의 처음 맛본 커피 맛은 참으로 씁쓸했다. 돌아오는 길에 엄마에게 커피에 대한 여러 가지를 물어봤단 기억이 난다. ‘어른들은 커피를 왜 마셔?’부터 시작된 내 질문은 점점 구체화 되고 엄마는 그저 웃음으로 위기를 모면하려 하셨던 것 같다. 그 질문 중 몇 가지가 분명히 기억에 남는다.
“엄마, 커피는 어디서 나는 거야?“
- “글쎄, 커피나무에서 자라겠지.”
“그럼 커피나무는 뒷산에도 있는 거야?”
- “아니, 커피나무는 우리나라에서는 안자라. 이름자체가 외국말이잖아.”
“그럼 어느 나라에서 자라?”
- “응. 브라질”
“브라질? 축구 잘 하는 나라?”
- “응. 지구 반대편에 있는 축구 잘 하는 나라.”
그랬다. 내 기억 속의 브라질은 축구를 잘하고 커피를 생산하는 나라였다. 더 보태자면, 지구 반대편에서 맛도 없는 쓰디쓴 커피를 생산하는 이상한 나라였다. 어렸을 때는 그렇게 생각했다. 지구 반대편에 있어서 맛도 반대로 느끼는 줄 알았다. 그러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고 집에 있는 세계대백과 사전을 하나하나 넘기다 커피에 관한 나름대로 놀라운 사실을 알았다. 모든 백과사전이 그러하듯, 식물에 대해서는 주원산지와 주생산지가 어디인지를 표기해두고 있었다. 브라질에만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커피나무는 알고 보니 에티오피아라는 듣도 보도 못한 나라가 원산지라고 적혀있다. 그때쯤, 어떠한 상품이나 식물이 많이 나는 곳이 꼭 원산지가 아님을 알았게 되었다. 이 세상을 움직이는 다양한 힘에 의해 상품도 왔다 갔다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치 서울에 많은 사람들이 살지만 그들의 고향이 대부분 서울이 아니라는 사실도 이와 같으리라.
어른이 되고 언제부턴가는 커피라는 음료 외에 와인이라는 술을 한잔씩 하게 되었다. 어렸을 때, TV나 영화에서 보던 와인은 고급 레스토랑에서 멋진 선남선녀의 저녁식탁을 더욱 빛내는 붉은 빛깔의 아름다운 술이라는 것, 그리고 예수님이 최후의 만찬에서 자신의 열두 제자에게 나누어 주었다는 것 외에는 기억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포도주가 점점 대중화 되기 시작했다. 대형 마트에 가면 예전에는 양주와 같은 술이 가장 번듯한 진열대를 차지했으나, 요즈음은 주류 매장의 절반 가량은 전 세계 곳곳에서 생산된 와인으로 진열되어있다. 이러한 모습을 보면, 최근의 웰빙 문화와 와인의 궁합이 상업적으로 대단히 성공한듯 한 느낌을 준다.
좀 특별나다고 생각되는 날에 마시는 와인을 대중화 시킨 것은 상품의 이동이 자유로워진 오늘날 경제사회 구조가 우리 생활에 침투한 결과이다. 우리나라에서 나는 전통주가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 우리가 마시는 와인은 수입을 해온다. 가장 먼저 떠 오르는 와인하면 뭐니뭐니해도 프랑스 와인일까? 고급 레스토랑에서 최고로 쳐주는 듯한 이미지가 영화나 TV를 통한 간접경험에서 구축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 외에 이탈리아나 독일의 와인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다.
최근에는 호주 와인도 괜찮다는 평을 들은 적도 있고, 미국 캘리포니아의 와인은 와인의 그 품질보다도 와인 생산을 위한 혁신 지구(와인 클러스터)로서 더 이름이 나 있어 여러 사람들의 연구대상지역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긴 나라, 그래서 온갖 기후를 다 가지고 있는 나라 칠레에서 생산되는 와인이 수준급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최근, 칠레와 FTA가 통과되고, 칠레 와인의 국내 소비가 엄청나게 늘었다는 사실은 지나가는 뉴스로 몇 번이나 들었다. 그래서 그런것일까? 언제부턴가 칠레하면 칠레 와인이 가장 먼저 생각나기 시작했는데, 그 이유는 아마 2004년도에 흥행했던 우리영화 ‘범죄의 재구성’에서 박신양이 하던 대사 때문인 것 같다. 당시 사기꾼 역할의 배우 박신양 (최창역 분)이 상대역인 염정아 (서인경 분)와 나누는 대사에서 칠레 와인의 상품가치가 더욱 도렷히 내 기억에 남았기 때문이다.
인경 : 와인 같은 거 먹을 줄은 알죠?
창혁 : 허 와인! 우린 또 와인 좋아하지~ ...칠레 껀 안보이네?
인경 : 칠레와인이 좋아요?
창혁 : 아니! 머, 프랑스꺼 못 먹는건 아닌데... 2차 대전 때 독일 놈들이 프랑스를 완전히 쑥대밭으로 만들어 놨잖아요. 사람이 을마나 많이 죽었겠어. 근데, 포도밭이 남아 나겠냐구. 오리지날 그냥 다 타 없어졌지. 그리구 나서 다시 심었는데 포도 자라는데 하루 이틀 걸리나. 근데 칠레에는 오리지날이 남아있다~ 이거죠. 잘 모르는 사람들이 프랑쓰 와인~ 프랑쓰 와인~ 찾더라구. 이거 바가지 좀 썼겠는데...
염정아가 살고 있는 집에 여러 종류의 와인이 있었는데, 대부분이 프랑스산 와인이었던 모양이다. 보통 프랑스 와인을 최고로 치는 분위기에서 프랑스와인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은 모양새가 좀 날것이다. 하지만, 지중해성 기후에서 병충해 없이 자란 칠레의 포도로 담근 와인은 가격대비 품질에서 당당히 인정을 받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추세이다.
하지만 위 영화 장면에서의 박신양을 생각해보면, 그의 말을 믿어야 할지 믿지 말아야 할지 정말 의문스러워서, 최근에 글을 올리면서 다시 재검색해 보았습니다. 검색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박신양의 역할이었던 '창혁'은 역시 그럴듯한 사기꾼인거죠??
물 론 이 설명은 정확한 사실이 아닙니다. 전쟁으로 포도밭이 쑥대밭이 됐지만 이는 나중에 더 좋은 포도밭을 재건하는 데 보약이 됐죠. 예를 들어 ‘샤토 무통 로쉴드 1945년산’과 '슈발 블랑 47년산'은 전설의 와인으로 불립니다. 전쟁의 피해를 고스란히 입은 프랑스 보르도의 양조장들이지만 45년과 47년은 와인이 만들어지는 데 최고의 해였기 때문이죠. 그리고 전쟁의 폐해로 수확량은 적었지만 그 아픔을 딛고 다시 태어났기에 그만큼 더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와인전쟁>이라는 책을 보시면 됩니다. 번역책으로 나와 있는데 와인을 몰라도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칠 레는 서쪽으로 태평양, 동쪽으로는 안데스 산맥을 사이에 두고, 남북으로 길게 자리 잡은 국가다. 동서로는 겨우 평균 180Km정도에 지만, 남북으로는 길이가 무려 4200Km나 된다. 남한의 남북 길이에 비교하면 10배나 된다고 한다. 그러니, 칠레 북쪽은 덥고 건조한 기후가 지속되고 남쪽으로 내려가면 만년설이 있을 정도로 하나의 나라 안이지만 기후변화가 심하다.
이런 지형적, 기후적 특성 때문에 주변 국가들로부터 독립될 수 있게 되었고, 프랑스를 비롯한 여러 와인생산국가들이 필록세라(phylloxera)균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을 때, 칠레는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었다고 한다.
같은 한 자리에 열한시간을 앉아 있으면서, 서로 궁합이 맞지 않는 커피와 와인을 거푸 마셨다. 은은한 커피향과 달콤씁쓰르한 와인의 맛은 어른이 된 내게 너무나 익숙한 맛들이다. 그리고 지금 향하고 있는 곳이 커피의 왕국이고, 와인의 제국이라는 사실에 곧 이어 맛볼 본토의 커피와 와인에 대한 풍부한 맛의 상상을 해보며, 와인 잔 속에 조금 남아 있는 붉은 포도주가 아까운 듯 마저 들이켰다.
| [논문 발제문] 기후변화가 농업생태에 미치는 영향 (0) | 2008/11/08 |
|---|---|
| 지리과교육 - 남미 슬라이드 (2) | 2008/08/01 |
| 서로 다른 문화의 뿌리, 커피와 와인이 남미에서 꽃을 피우다. (2) | 2008/07/14 |
| 커피와 와인에 대한 짧은 단상 (0) | 2008/07/14 |
| 지리 선생님들! 촛불 답사를 떠나다. (0) | 2008/07/06 |
Tag : 남미, 답사, 범죄의 재구성, 브라질, 와인, 지리, 지리교사들, 칠레, 커피